-베트남사회과학원 국제학술회의 공동개최-
오늘날의 베트남과 한국
베트남은 한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국가다. 2024년 기준 중국과 미국에 이은 한국의 제3위 무역 국가이고,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무역흑자 나라다. 한편, 역사적으로 베트남은 한국과 같은 한자문명권이었고 중국과 인접하며 독자성을 유지해온 나라였다. 재단은 지난 5월 22일 ‘한국과 베트남, 중국과 이웃하기’란 주제로 베트남사회과학원(VASS)과 국제학술대회를 열었다. 베트남사회과학원은 베트남 정부 산하의 대표적인 국책 연구기관이다.
재단은 설립 초기인 2009년부터 베트남사회과학원과 학술교류를 이어왔으며, 2024년 새로운 MOU를 체결하였다. 이렇게 베트남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는 것은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가진 두 나라가 협력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보다 올바른 역사 인식을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술회의 주제: 한국과 베트남, 중국과 이웃하기
김인희 연구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학술회의는 총 네 개의 세션과 종합토론으로 구성되어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시기적 범위와 주제를 다뤘다.
세션1에서는 응우옌꾸옥신이 송과 딘 왕조 간의 외교관계를 역사서 비교를 통해 분석했고, 우성민은 당·송대 법률에 나타난 외국인 규정을 검토하여 당시 고구려인·고려인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를 조명했다. 이어진 세션 2에서는 레꽝찬이 15세기 레 왕조가 ‘트란 카오’라는 인물을 활용하여 명과의 외교적 입지를 다진 사례를 발표했으며, 구도영은 명에 파견된 조선 사신단의 목적과 구조를 통해 조선의 외교 전략을 살펴봤다.
세션 3에서는 국경 인식의 역사적 형성과 변화에 주목했다. 레투이린은 17~18세기 베트남과 중국 간 국경 문제를 다뤘고, 장정수는 조청 관계 속에서 형성된 강역 개념과 경계 확정의 의미를 분석했다.
마지막 세션 4에서는 19~20세기 중국의 대외 영향력을 조명했다. 부티투지앙은 20세기 초 중국이 베트남의 정치에 미친 영향을 다뤘으며, 신효승은 청일전쟁 이후 한중 관계의 변화와 1899년 통상조약 체결 과정을 통해 외교 지형의 재편 양상을 설명했다.
재단-베트남사회과학원 학술회의 참가자들(2025.5.22.)
동북아 역사갈등에 비교사가 필요한 이유
2026년 재단과 베트남사회과학원의 학술회의는 베트남에서 열릴 예정이다. 그리고 그에 앞서 올해 하반기에는 베트남사회과학원 연구자들이 방문학자 프로그램을 통해 재단 연구위원들과 심도 있는 교류를 이어 나갈 것이다.
이러한 베트남과의 학술교류에는 동북아 역사 갈등에 대응하려는 재단의 목표가 있다. 한중일은 각자 고유한 역사적 발전과 경험이 있다. 그렇기에 각 나라 역사의 자기 인식과 동북아 역사의 인식도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역사 이해는 차이점뿐 아니라 공통점도 함께 바라보는 비교사적 시각이 필요하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현재 갈등의 원인을 진단하고 미래의 평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한중일 역사갈등에 대한 대응은 세 나라 기관 간의 노력만으로 한정되어서는 안 된다. 베트남과의 학술교류처럼 더 넓은 국제사회를 통해 대응하고, 동북아의 역사를 비교사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동북아의 역사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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