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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새 책
중국의 국가 주도 역사교재 편찬과 대학 역사교육 분석
  • 권은주 한중연구소 연구위원

-재단 교과서연구센터 『중국 시진핑시대 국가 편찬 대학교재의 역사교육』 발간-

 

 

중국 대학 역사교재 분석의 필요성

재단은 ‘바른 역사인식 정립 및 공유를 통한 동북아시아 지역의 평화‧번영 기반 조성’을 미션으로, 2006년 설립 초기부터 동아시아의 역사교육과 역사교재(교과서)를 연구하였다.

역사교재의 내용과 서술은 해당 국가의 역사관, 세계관, 이데올로기를 담고 있으며, 교재가 만들어질 당시의 국가 정책 및 전략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따라서 주변국의 역사인식을 이해하고, 역사를 매개로 일어나는 갈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역사교재 분석은 필수적이다.

중국은 사회주의 국가이며 56개의 다민족으로 구성된 국가라는 점에서 역사교육정책이 한국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서로에 대한 몰이해를 낳고, 한중의 미래관계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최근 중국은 중‧고등학교에 이어 대학 역사교육에서도 국정화를 추진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분석이 시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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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발간 중국 교과서 관련 도서

 

 

중국 시진핑시대 국정화와 대학 역사교재

2000년대 이후 중국에서는 개혁개방의 반작용으로 일어난 여러 문제를 해결하고 자국 내 민족 통합과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역사교육의 국정화 주장이 제기되었다. 2012년 제18차 중국공산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도덕과 정치, 어문(語文), 역사 교재’를 하나로 통일하고 편찬하는 것은 국가의 권력이자 행위로 규정하면서 국정화가 본격화되었다.

이후 2017년 교과서 편찬과 관리를 전담하기 위해 중국 교육부 산하에 국가교재위원회가 설립되었다. 이 위원회는 2019년 ‘전국 대학, 초중고교 교재 조사’를 통해 모든 교재를 교재정보관리시스템에 등록하게 하여 대학 역사교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시작하였고, 우수 교재의 편찬을 장려하였다.

2022년에는 ‘중국몽(中國夢)’ 실현에 기여를 목적으로 추진하던 대학정책인 쌍일류(雙一流: 세계 일류대학, 일류학과 건설) 계획에 ‘마르크스주의 이론 연구와 건설 프로젝트 중점 교재’(이하 ‘마공정 교재’) 개발을 주요한 평가요소로 더하였다. 이 마공정 교재는 대표적인 국가 편찬 대학교재다. 역사교재로는 『중국근현대사강요』, 『중국사강요』, 『세계고대사』, 『세계사』, 『중화민족공동체 개론』 등이 있다.


중국 국가 편찬 역사교재를 분석하다

재단은 시진핑 시대의 대학정책과 역사교육 및 국가 편찬 교재를 분석하는 학술회의를 2021년부터 세 차례 개최하는 등 관련 연구를 진행하였다. 『중국 시진핑시대 국가 편찬 대학교재의 역사교육』은 이러한 연구성과 가운데 13편을 선별하여 수록하였다.

 

 

도서 표지

중국 시진핑 시대

 

총론 ‘중국 대학 역사교육의 현황과 전망’에서는 중국의 대학 역사교육 정책과 학계와 정부 간의 역사교육의 필수화 논의 및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반영한 국가 편찬 교재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제1부 ‘중화민족공동체와 마르크스주의의 적용’에서는 대학 역사교재에 반영된 중화민족공동체 이론의 내용과 서술 경향, ‘마르크스주의의 중국화’를 반영한 중국고대사 서술, 중국계 이주민 서술에서 드러나는 중국‧싱가포르‧타이완의 국가정체성 차이 등을 분석하였다.

제2부 ‘중외(中外) 역사에서 한국과 동아시아 서술의 함의’에서는 식민사학에 영향을 받은 한국고대사 서술, 중국 중심의 동아시아 고대의 문화교류와 조선시대 한중관계 및 문화에 대한 서술, 중국이 이른바 ‘항미원조전쟁’이라 부르며 미국을 물리친 위대한 승리로 포장해 민족적 자부심을 고양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한국전쟁에 대한 서술 등을 분석하였다.

제3부 ‘중국사의 재구성, 세계사를 다시 쓰다’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과 현대 세계경제, 국가 발전담론 등을 통해, 중국이 어떻게 세계사의 발전에 기여한 주체로 설명하면서 중국의 국제적 위상과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하고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부록 ‘민족정책과 언어교육’에서는 중국이 소수민족을 실효적으로 중화민족에 통합하기 위해, 그들의 역사를 중국사로 서술할 뿐만 아니라 민족어가 아닌 공용어, 즉 한어(漢語)로 교육을 실시하고, 대학입시 등 소수민족 우대정책을 폐지하였음을 분석하였다.


국가 편찬 역사교재와 국가정체성의 재구성

중국은 ‘중국몽’을 앞세워 국가목표 달성과 내부적 단결을 유도하며, 시진핑 지도부와 중국공산당에 대한 지지와 정통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미중의 전략적 경쟁구도하에서 애국주의와 사상교육을 강화하여 중국과 세계와의 관계를 재해석하고, 국민통합과 사상 동원에 필요한 새로운 국가정체성을 재구성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중등교육은 물론 고등교육 과정에서 역사교재를 국정화하였다. 바로 『중국 시진핑시대 국가 편찬 대학교재의 역사교육』은 대학 역사교육에서 새로운 국가정체성을 재구성하는 데 국가 편찬 교재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이 책은 중국의 국가 편찬 대학 역사교재가 과도하게 중국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어, 한국을 포함한 주변 국가와의 역사, 문화 갈등을 고조시키는 매개가 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또한 중국이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역사를 활용하여 ‘중화민족’이라는 상상의 공동체를 실체화하려는 작업이, 더 이상 중국의 국민통합과 체제유지 차원의 ‘내정 문제’로만 머물 수 없음을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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