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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HF 소식
독도연구소 국제학술회의 ‘러일전쟁과 영토의 지정학적 조명’ 개최: 러일전쟁과 유라시아 지정학의 변천 검토
  • 김영수 독도연구소 연구위원

재단은 지난 2월 25일(화) 대회의실에서 ‘러일전쟁과 영토의 지정학적 조명’을 주제로 2025년 독도연구소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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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회의 참석자들

재단 독도연구소는 그동안 영토 및 해양 관련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학술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해 왔다. 영토의식은 근대 민족국가의 성립을 전후하여 ‘민족’의 연대감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나타났으며, 이는 민족의 내부 결속과 자아의식을 강화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였고, 동시에 주변국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러일전쟁과 유라시아 지정학의 변천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되었다. 러일전쟁은 1904년 2월 8일에 발발하여 1905년 9월까지 이어진 전쟁으로, 지정학적으로 한국을 둘러싼 러일 간의 충돌이었다. 120년 전인 1905년, 러시아와 일본은 시어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포츠머스조약을 체결하였다.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지정학 이론의 틀을 통해 러일전쟁을 분석하고,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질서를 살펴보았다. 또한 과거의 지정학 이론이 오늘날 유라시아 지역에서 어떻게 투영되고 변천해 왔는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었다.

학술대회 1부에서는 ‘러일전쟁과 고전 지정학’을 주제로 3개의 발표가 진행되었고, 2부에서는 ‘러일전쟁 이후 유라시아 지정학 논의’라는 주제로 4개의 발표가 이루어졌다. 특히 러일전쟁과 지정학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조명하며, 국제적 시각에서 동북아 지역의 역사적 사건을 재해석하는 중요한 기회가 되었다.

그 특징과 의미를 살펴보면, 첫째 발표자들은 지정학 이론을 활용하여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간 충돌이 러일전쟁 및 이후 국제질서 형성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둘째 일본의 생존경쟁 논리와 독일 지정학의 수용을 통해 러일전쟁 개전이 정당화되었으며, 이후 러일협약을 통해 만주와 한국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강화된 과정을 분석했다. 셋째 전후 일본 외교에서 미국, 중국, 소련과의 관계를 지정학적으로 해석하며,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과 국교 정상화 과정에서의 외교전략을 살펴보았다. 넷째 푸틴의 유라시아 전략과 신유라시아주의 개념을 통해 현대 러시아의 지정학 전략을 분석하며, 러-우전쟁 이후 러시아의 대외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이진일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20세기 초 유럽에서의 러시아 문제와 고전 지정학의 형성’을 주제로 러일전쟁과 지정학의 연관성을 규명했다. 러일전쟁은 유럽 패권국들의 충돌이 식민지에서 대규모 전쟁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며, 조선과 몽골 지배권을 둘러싼 식민지 획득 전쟁이었다. 이 교수는 국가유기체론을 바탕으로 해양세력과 대륙세력 간의 충돌을 분석하며, 이를 러시아 문제 해결의 방책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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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일 교수(성균관대학교)의 발표

도스탈(J. M. Dostal) 서울대학교 교수는 ‘냉전 전후 유라시아의 지정학적 개념과 독일-러시아 관계’를 주제로 독일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유라시아 지정학의 개념을 분석했다. 도스탈 교수는 러시아의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대 지정학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며, 냉전 이후 전략이 고전적 지정학 사상에 따라 결정되었음을 지적했다. 그는 독일이 미국, 중국,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필자는 ‘머핸(A. T. Mahan)이 바라본 러일전쟁과 러일해전’을 주제로 러일전쟁을 지정학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머핸은 러시아가 요새함대 전략을 지향함으로써 러일해전에서 패배했다고 판단했다. 머핸은 해군 전략에서 현존함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러시아 해군이 이를 간과한 결과 뤼순(旅順)해전과 동해해전에서 패배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러시아군이 하얼빈에서 병력을 보강한 후 일본군을 공격하려 했으나, 뤼순 방어의 실패로 궁극적인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뤼순의 저항이 러일전쟁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였으며, 결과적으로 포츠머스조약에서 러시아가 배상금을 지불하지 않고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기여했다고 보았다.

이나바 치하루(稲葉千晴) 메이조대학 교수는 ‘러일전쟁부터 제1차 세계대전까지 러일관계’를 주제로 양국 간 외교정책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박해운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는 ‘생존경쟁과 영토팽창’이라는 주제로 러일전쟁과 생존경쟁의 연관성을 탐구했다. 송병권 상지대학교 교수는 ‘전후 일본 외교에서 미·중·소 관계의 지정학적 해석’을 주제로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 소·일 국교 정상화, 중·일 국교 정상화를 중심으로 분석했다. 이주연 재단 연구위원은 ‘지정학적 관점으로 본 푸틴의 유라시아 전략’을 주제로 러-우전쟁 이후 러시아의 지정학 전략을 분석했다.

이날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박지향 재단 이사장은 “러일전쟁과 유라시아 지정학을 살펴보고 과거와 현재의 문제를 검토하면서 향후 동북아 질서의 방향성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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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회의 단체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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