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은 4월 4일(금) 동북아역사재단 대회의실에서 중국 산둥대학(山東大學)과 <동아시아와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재단은 2024년 5월 산동대학과 한중 학술교류 활성화를 통한 상호 이해를 위해 MOU를 체결하고 젊은 연구자를 중심으로 방문 학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활발하게 학술교류를 하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도 이러한 교류의 하나로 기획되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는 한국과 중국 측에서 각각 4명의 발표자가 중일전쟁과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국제관계, 일본군의 전쟁 범죄, 전쟁에 관한 역사 기억 등 다양한 주제의 글을 발표해, 축적해 온 연구 성과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쉬창(徐暢, 산동대학)은 “총검과 사탕”이라는 제목의 발표에서 일본군이 루시·지난 지역에서 수많은 아동을 잔혹하게 학살하였음에도 민간에서는 일본군이 아동에게 호의적이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모순적 현상을 분석했다. 박정애(동북아역사재단)는 중일전쟁 이후 난징(南京)의 위안소로 끌려갔다가, 윈난(雲南)성 쑹산(松山) 지역의 위안소에서 종전을 맞은 조선인 피해자, 박영심의 ‘위안부’ 피해 경로를 추적하고, 박영심이 실명과 얼굴을 드러내고 ‘위안부’ 피해자임을 밝힌 뒤, 동료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전개했던 ‘진실 찾기’ 여정을 소개했다. 양지혜(대구교육대학)는 일본 근대산업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둘러싼 기억정치와 역사논쟁을 분석했다. 군함도 등 2015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시설에는 중국인도 강제로 동원되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중국의 문제이기도 하다. 손장훈(동북아역사재단)은 백단대전(百團大戰)이라는 대표적인 항일 전투에 대한 중국의 평가와 기억 방식을 분석했다.
박지향 이사장은 오늘의 학술회의가 굴곡진 동아시아 근현대사 속에서 한국과 중국이 겪었던 역사를 비교하고 서로가 공유한 역사를 재발견하는 교류의 장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역사에 대한 인식의 차이로 인한 두 나라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교류와 협력,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으로 상대를 이해하려는 태도,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공동의 가치를 추구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