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책갈피 추가
페이지

136페이지 내용 : 체험! 역사현장 136 을 다양한 형태의 메시지로 전달하고 있었다. 짧은 기간, 그리고 겨우 두 장소만 보고 타이완의 현대사를 이해하는 건 당연 히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2·28과 계엄을 기억하는 양상이 국민당과 민주진보당 마다 미묘하게 다르다는 사실을 이 글에서 어떻게 다룰 수 있겠는가?4 이 차이에 대해 깊이 파고 들어가면, 일본의 점령을 강조하는 ‘일거 日據 ’와 일본의 통치를 강조하는 ‘일치 日治 ’란 표현에도 타이완 현대사가 반영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번에 방문한 중앙연구원은 계엄 시기에 ‘일거’를 사용하라는 정부의 지침에 저 항하며 ‘일치’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 시기를 일제시기, 일제강점기, 식민지시기 로 불렀던 한국의 맥락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를 타이완은 가지고 있다. 식민지시기가 ‘좋았다’라고 이야기하는 게 백색테러에 저항하는 것과 연결되는 역사성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할 것이다. 이 차이를 수용하고 비교의 조건을 만드는 일은 타이완 학계와의 교류에 앞 서 정말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1945년 직후 사람들 사이에는 “개가 가니 돼 지가 왔다 狗去豬來 ”는 말이 유행했다고 한다. 사나워도 집을 지켜주는 개를 일 본에, 게으르고 먹기만 하는 돼지를 장제스 정권에 비유한 것이다. 역사에 가정 은 없다지만, 장제스 정권이 민심을 얻었다면 이 역사 인식은 어느 시점에 단절 4 예를 들어 국민당의 기획 속에서 계엄 시기는 백색테러로 호명되지 않는다고 한다. 타이베이와 신베이 新北 에 있는 몇 개의 2· 28 관련 기념관이나 전시물도 기획의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방향이 다르며, 어떤 것들은 조성 과정의 타협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鄧騰克 Kirk A.Denton 著, 吳煒聲 譯, 2025, 『博物館裡的臺灣史』, 臉譜出版. 이 차이를 수용하고 비교의 조건을 만드는 일은 타이완 학계와의 교류에 앞서 정말 중요한 작업이 될 것이다. 1945년 직후 사람들 사이에는 “개가 가니 돼지가 왔다”는 말이 유행했다고 한다. … 이로 인해 타이완은 40년 가깝게 식민지에 대해 말하지 못했지만, 한국은 말하지 않은 적이없다.

페이지
책갈피 추가

137페이지 내용 : 체험! 역사현장 137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 전에 이미 2·28은 발발했고, 계엄은 선포되었다. 이 로 인해 타이완은 40년 가깝게 식민지에 대해 말하지 못했지만, 한국은 말하지 않은 적이 없다. 이를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연구자로서 숨을 쉴 만한 공간 하나 를 발견한셈이다.

탐 색